공부할 때 쏟아지는 졸음, 혹시 점심 메뉴 때문은 아닐까요? 저는 상추를 먹으면 졸린다는 사실을 TV를 보면서 우연히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공부하기 전 식사를 할 때에는 상추를 먹지 않았습니다. 뇌는 우리 몸 전체 에너지의 20%를 소비하는 기관입니다. 저 역시 취업시험 준비 초반에는 이 사실을 모르고 흰쌀밥에 단 간식만 먹다가 어김없이 졸음이 몰려왔고 오후마다 책상에 엎드려 있었습니다. 그런데 식단을 바꾸자 집중력이 확연히 달라졌습니다.
어떤 음식을 먹느냐에 따라 혈당 변동 폭이 달라지고 이는 곧바로 뇌의 각성 상태를 결정합니다. 공부 효율을 좌우하는 건 의지력만이 아니라 식탁 위 선택이기도 합니다.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실제로 집중력 향상에 크나큰 영향을 미칠 수도 있습니다. 다음 글을 읽어보시고 실천해 보시기 바랍니다.
혈당 스파이크가 집중력을 무너뜨린다
혈당 스파이크(Blood Sugar Spike)란 혈중 포도당 농도가 급격히 올랐다가 급격히 떨어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당분이 많은 음식을 먹으면 혈당이 급상승했다가 인슐린 과다 분비로 정상치보다 더 낮게 떨어지는 악순환입니다.
저는 시험 기간에 초콜릿과 사탕을 달고 살았습니다. 식사를 많이 하면 배가 불러 포만감이 생겨 졸릴까 봐 적은 양을 먹었는데, 공부하는 동안 배가 고프면 집중력이 떨어질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먹을 때는 기운이 나는 것 같았지만 30분만 지나면 머리가 멍해지고 눈꺼풀이 무거워졌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게 전형적인 혈당 스파이크 증상이었습니다.
혈당이 급락하면 뇌는 에너지 부족 상태로 인식하고 생존 모드로 전환됩니다. 이때 우리가 느끼는 게 바로 참기 힘든 졸음과 집중력 저하입니다. 실제로 국내 수험생 10명 중 7명이 오후 시간대 집중력 저하를 경험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출처: 한국교육개발원).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핵심은 혈당을 천천히 올리는 음식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저는 흰쌀밥 대신 현미밥과 통곡물 빵으로 바꿨고, 단 간식 대신 견과류를 챙겼습니다. 이렇게 바꾼 지 20일이 지나자 오후 집중력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뇌를 깨우는 브레인 푸드 전략
브레인 푸드(Brain Food)는 뇌 기능 향상에 도움을 주는 영양소가 풍부한 식품을 의미합니다. 단순히 건강에 좋은 음식이 아니라 뇌세포 간 신호 전달을 돕고 기억력을 강화하는 특정 성분이 들어있는 음식입니다.
제가 실제로 공부할 때 가장 효과를 본 브레인 푸드는 다음과 같습니다.
- 블루베리: 안토시아닌 성분이 뇌 혈류를 개선하고 단기 기억력을 높입니다
- 호두와 아몬드: 비타민 E와 오메가 3 지방산이 신경세포막을 보호합니다
- 달걀: 콜린 성분이 기억력을 담당하는 신경전달물질 아세틸콜린의 원료가 됩니다
- 등 푸른 생선: DHA가 풍부하여 뇌세포 간 통신 속도를 높입니다

특히 달걀은 저에게 가장 효과적이었습니다. 아침에 달걀 두 개를 삶아 먹으면 오전 내내 집중력 확실히 좋았습니다. 그리고 배가 든든했습니다. 달걀에 콜린 성분이 있는데, 여기서 콜린이란 비타민 B 복합체의 일종으로 뇌의 정보 저장과 인출 과정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영양소입니다.
또 하나 중요한 건 오메가 3 지방산입니다. 오메가 3은 뇌세포막의 유연성을 높여 신경 신호가 빠르게 전달되도록 돕습니다. 저는 일주일에 두 번 이상 고등어나 연어를 먹으려고 노력했는데 확실히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달달한 초콜릿 대신 다크 초콜릿도 전략적으로 활용했습니다. 카카오 함량 70% 이상 제품은 소량의 카페인과 플라보노이드가 들어있어 커피보다 부드럽게 각성 효과를 줍니다. 오후에 집중력이 떨어질 때 한두 조각 먹으면 다시 정신이 또렷해졌습니다.
식곤증을 부르는 음식 피하기
식곤증의 주범은 정제 탄수화물입니다. 정제 탄수화물이란 도정 과정에서 섬유질과 영양소가 제거된 탄수화물로 흰쌀밥·흰 빵·면류가 대표적입니다. 이런 음식은 소화 흡수가 빨라 혈당을 급격히 올립니다.
저는 점심식사를 간단하고 빠르게 하려고 라면이나 우동을 즐겨 먹었는데 어김없이 졸음이 밀려왔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정제된 밀가루는 혈당 지수(GI, Glycemic Index)가 높아 인슐린을 과다 분비시키기 때문이었습니다. 혈당 지수란 음식이 혈당을 얼마나 빠르게 올리는지 나타내는 수치로 55 이하는 낮음, 70 이상은 높음으로 분류됩니다.
과일도 간단하게 먹기 좋지만 주의가 필요합니다. 과일은 건강식품으로 알려져 있지만 당도가 높은 과일을 한꺼번에 많이 먹으면 오히려 혈당 스파이크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특히 과일 주스는 섬유질이 제거되어 설탕물과 다를 바 없습니다.
저는 과일을 먹고 싶을 때 블루베리나 딸기 같은 베리류를 소량만 먹었습니다. 베리류는 당 지수가 낮고 항산화 성분이 풍부해 뇌 건강에도 좋습니다. 또는 견과류와 함께 먹어 당 흡수 속도를 늦췄습니다.
기름진 음식도 피했습니다. 튀김이나 삼겹살 같은 고지방 식사를 하면 소화에 에너지가 집중되어 뇌로 가는 혈류가 줄어듭니다. 뇌 혈류량이 감소하면 산소와 포도당 공급이 부족해져 졸음이 쏟아집니다. 실제로 고지방 식사 후 2~3시간 동안 인지 기능이 최대 30% 저하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출처: 대한영양학회).
전략적 식사법으로 집중력 유지하기
음식의 종류만큼 중요한 게 먹는 방법입니다. 저는 취업시험 준비할 때 세 가지 원칙을 지켰습니다.
첫째, 과식하지 않기입니다. 배의 70%만 채운다는 느낌으로 식사했습니다. 위장이 가벼울 때 뇌가 가장 날카롭게 작동했습니다. 공복 호르몬인 그렐린(Ghrelin)은 해마를 자극하여 기억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습니다. 여기서 그렐린이란 위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식욕을 조절하면서 동시에 학습과 기억 형성에도 관여하는 물질입니다.
둘째, 식사 타이밍을 조절했습니다. 중요한 공부가 남았다면 식사를 가볍게 하고, 공부가 끝난 뒤 보상으로 맛있는 식사를 했습니다. 이렇게 하니 집중력도 유지되고 식사도 더 즐거웠습니다.
셋째, 물을 자주 마셨습니다. 뇌의 80%는 수분으로 이루어져 있어 약간의 탈수만으로도 집중력이 10% 이상 떨어집니다. 저는 책상 위에 항상 물병을 두고 목마르기 전에 조금씩 마셨습니다. 찬물보다는 미지근한 물이 혈액 순환을 돕고 뇌 세포에 산소를 더 효율적으로 전달합니다.
실제로 하루 세끼를 다음과 같이 구성했습니다. 아침은 통밀 토스트에 삶은 달걀 두 개로 단백질과 복합 탄수화물을 함께 섭취했습니다. 점심은 현미밥에 생선이나 닭가슴살, 나물 반찬 위주로 먹었습니다. 저녁은 공부 후에 먹되 과식하지 않도록 주의했습니다.
간식으로는 아몬드 두 줌이나 다크 초콜릿 세 조각을 챙겼습니다. 이렇게 바꾼 뒤 오후 3시의 슬럼프가 사라졌고, 저녁 10시까지 집중력이 유지됐습니다.
대부분 수험생들은 공부하면서 식단에 대해 별로 신경 쓰지 않고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점심식사 후 오후에 졸리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공부 효율을 높이고 싶다면 당장 식단부터 점검해 보세요. 혈당을 급격히 올리는 음식은 줄이고, 뇌에 안정적인 에너지를 공급하는 음식을 늘려 보세요. 식탁 위의 작은 변화가 당신의 성적표를 바꿀 수 있습니다. 저는 식습관 관리를 통해 공부 시간은 그대로인데 집중력이 향상되고 공부 성과가 늘어나는 경험을 실제로 했습니다. 꼭 실천해 보시기 바랍니다. 생각하신 것보다 엄청난 효과가 있을 거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