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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할 때 흔들리지 않는 법 (환경 차단, 관계 정리, 루틴)

by jongminpa 2026. 3. 7.

솔직히 저는 공부하면서 흔들리지 않는 사람을 본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2002년 고3 수험생 시절 월드컵이라는 엄청난 유혹 앞에서도 학교에 남아 공부한 친구 3명을 보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그들은 지금 의사와 검사가 되었습니다. 저 역시 2007년 제대 직후 취업 시험을 준비하며 친구들과 연락을 끊고, 명절에도 친척을 만나지 않으며 1년을 보냈습니다. 흔들리지 않으려고 제가 선택한 방법은 단순했습니다. 흔들릴 환경 자체를 제거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글은 공부에 집중하고 싶지만 자꾸 마음이 흔들리는 분들을 위해 제 경험을 바탕으로 실질적인 환경 관리 전략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흔들림의 근본 원인, 환경을 먼저 차단하라

공부할 때 마음이 흔들리는 가장 큰 이유는 우리 뇌의 도파민 시스템 때문입니다. 여기서 도파민이란 즉각적인 보상과 쾌락을 추구하게 만드는 신경전달물질로, 스마트폰이나 게임처럼 자극적인 콘텐츠에 쉽게 반응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공부는 장기적 보상 체계인 반면, 우리 뇌는 단기 보상에 훨씬 민감합니다. 따라서 의지력만으로 버티려 하면 반드시 무너집니다.

제가 취업 시험을 준비할 때 가장 먼저 한 일은 물리적 환경 차단이었습니다. 스마트폰을 다른 방에 두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인터넷을 끊고 TV를 치웠습니다. 2024년 서울대학교 학습전략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스마트폰이 시야에 있기만 해도 인지 자원의 약 20%가 소모된다고 합니다(출처: 서울대학교 학습전략연구소). 물리적 거리 두기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특히 게임이나 드라마는 한 번 보고 나면 머릿속에서 계속 맴돕니다. 저는 공부하는 1년 동안 게임을 완전히 끊었습니다. 휴식이 필요할 때는 부족한 잠을 자거나 가볍게 산책하는 것으로 대체했습니다. 이러한 방식은 다시 공부로 돌아올 때 여운이 남지 않아 바로 집중 모드로 전환할 수 있었습니다.

환경 관리의 핵심은 "흔들릴 기회 자체를 주지 않는 것"입니다. 의지력은 유한한 자원이므로 그것을 환경과의 싸움에 낭비하지 말고 공부 자체에 쏟아야 합니다.

관계를 정리하면 집중력이 자동으로 생긴다

공부에 방해가 되는 것은 스마트폰만이 아닙니다. 인간관계도 생각보다 큰 변수입니다. 저는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하기 전, 친한 친구들에게 미리 연락을 돌렸습니다. "1~2년간 공부에 집중하느라 연락이 안 될 수 있다"라고 솔직하게 말했습니다. 처음에는 서운해하는 친구도 있었지만, 진정한 친구라면 응원해 줄 거라 믿었고 실제로 그랬습니다.

설날과 추석 같은 명절에도 친척들을 만나지 않았습니다. 일부 어른들은 이해하지 못하셨지만 저는 명확한 기준을 세웠습니다. 1년에 하루 이틀 명절을 보내고 나면 친척들의 근황과 이런저런 이야기가 머릿속에 남아 공부 집중력이 최소 3~4일은 떨어진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았습니다. 이를 심리학에서는 '인지 잔류(Cognitive Residue)'라고 부릅니다. 인지 잔류란 이전 활동의 생각이나 감정이 다음 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으로 특히 감정적으로 강렬한 만남 이후에 두드러집니다(출처: 한국심리학회).

학원에서도 일부러 다른 사람들과 친해지지 않았습니다. 공부 시작한 날부터 8개월 동안은 점심도 혼자 먹고, 자투리 시간에도 책을 봤습니다. 외로웠지만 공부는 본질적으로 혼자 하는 것이라고 받아들였습니다. 8개월이 지나고 나서야 비로소 몇몇 공부 파트너와 교류를 시작했는데 그때는 이미 제 공부 방향이 확립되어 있어 잘못된 정보에 휘둘리지 않았습니다.

관계 정리의 핵심은 다음과 같습니다.

  • 공부 기간에는 소셜 활동을 최소화한다
  • 명절이나 모임은 과감히 불참한다
  • 학원이나 스터디에서도 초기에는 거리를 둔다
  • 최소 8개월 이상 지나 방향이 확립된 후 선별적으로 교류한다

이것이 냉정해 보일 수 있지만, 1년 더 빨리 합격하면 이후 2~3년을 더 자유롭게 살 수 있습니다.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가장 합리적인 선택입니다.

루틴으로 만들면 의지력이 필요 없다

의지력 사진

 

흔들리지 않는 공부의 핵심은 습관화입니다.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같은 방식으로 공부하면 뇌가 자동으로 공부 모드로 전환됩니다. 이를 '맥락 의존 학습(Context-Dependent Learning)'이라고 하며 특정 환경에서 반복적으로 학습하면 그 환경 자체가 학습의 신호가 되어 집중력이 자연스럽게 올라갑니다.

저는 매일 오전 6시에 일어나 같은 학원 같은 자리에 앉았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 고민할 틈 없이 세수하고 나가는 것이 루틴이 되었습니다. 이를 '결정 피로(Decision Fatigue)'를 줄이는 전략이라고 합니다. 결정 피로란 하루 중 의사결정을 많이 할수록 의지력이 소진되는 현상으로 스티브 잡스나 마크 저커버그가 매일 같은 옷을 입는 이유이기도 합니다(출처: 한국뇌과학연구원).

구체적인 공부 계획도 전날 밤에 미리 세워두었습니다. 다음 날 공부할 책을 펼쳐두고 포스트잇으로 시작할 페이지를 표시해 두면 아침에 바로 공부에 착수할 수 있습니다. 이 작은 준비가 매일 아침 30분 이상의 시간을 절약해 주었습니다.

휴식도 전략적으로 관리했습니다. 50분 공부 후 10분 휴식을 철저히 지켰습니다. 이때 휴식은 유튜브 시청이 아니라 창밖을 보거나 가벼운 스트레칭이었습니다. 이렇게 하면 뇌의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DMN)가 활성화되어 공부한 내용이 장기기억으로 정리됩니다. DMN이란 뇌가 외부 과제를 수행하지 않을 때 활성화되는 신경망으로 정보를 통합하고 창의적 사고를 촉진하는 역할을 합니다.

건강 관리도 루틴의 일부였습니다. 아침, 점심, 저녁 식사를 절대 거르지 않았고, 일정한 시간에 잠들었습니다. 컨디션이 무너지면 공부 효율이 절반으로 떨어진다는 것을 몸으로 느꼈기 때문입니다.

공부는 완벽하게 해내는 사람이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 흔들려도 다시 돌아오는 사람이 성공합니다. 저는 월드컵 때 공부한 친구들을 보며, 그리고 제 자신의 1년을 돌이켜보며 확신합니다. 흔들리지 않는 비결은 강한 의지가 아니라 흔들릴 환경을 제거하는 것입니다. 친구들과 거리를 두고, 명절도 포기하고, 게임도 끊는 것이 극단적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1년만 이렇게 살면 이후 수십 년을 더 자유롭게 살 수 있습니다. 지금 흔들리고 있다면 환경부터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지금 힘든 점보다는 합격한 이후 행복한 상상을 하세요. 그리고 자신에게 더욱 독해지세요. 그러면 만족할 만한 결과가 있을 것이고 친구들과 친척들도 모두 돌아오며 앞으로의 인생을 더 누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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